간.담낭 건강

간농양, 패혈증까지 갔던 내 경험

친절한오지랖 2026. 8. 11. 02:49

처음에는 이렇게 큰 병일 줄 몰랐습니다.

몸이 좋지 않고 기운이 떨어졌지만 처음부터 “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간농양이라는 병이 있다는 것조차 제대로 몰랐습니다.

그런데 상태는 점점 나빠졌고 결국 저는 119를 부르게 됐습니다.

그 뒤 병원을 옮기고, 간농양에 배액관을 넣는 시술을 받고, 중환자실을 두 번이나 오갔습니다.

나중에는 의료진으로부터 패혈증까지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글은 의학 교과서를 옮겨 적은 글이 아닙니다.

제가 실제로 간농양을 겪으면서 치료받았던 과정과 그때 느꼈던 생각을 기록한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

 

119 · 병원 · 간농양을 표현한 대표 이미지

※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1. 결국 119를 불렀습니다

119 구급대가 집으로 왔습니다.

구급대에서는 저를 아무 병원에나 바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병원에 전화를 하면서 제 상태를 설명하고 받아줄 수 있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이런 상태의 환자가 있는데 받을 수 있습니까?”

그렇게 병원을 알아본 끝에 처음 한 병원으로 가게 됐습니다.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받고 CT도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그 병원에서는 제 상태를 치료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결국 치료가 가능한 다른 병원을 다시 알아봤고, 그곳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때서야 ‘내 상태가 생각보다 많이 심각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CT에서 처음 알게 된 간농양

제가 진단받은 병은 간농양이었습니다.

간농양은 세균이나 기생충 등에 의해 간 안에 감염이 생기면서 고름이 고여 농양을 만드는 질환입니다.

문제는 피부에 생기는 종기처럼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간은 몸속에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른 병으로 생각하기도 쉽습니다.

간농양은 발열이나 오한, 몸살 같은 증상, 상복부 통증, 메스꺼움, 기운 없음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증상이 다른 질환과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간에 고름이 생겼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3. 수술이 아니라 배액관 시술을 받았습니다

간에 관을 넣는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저도 처음에는 수술 같은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받은 치료는 배를 열어서 하는 수술이 아니었습니다.

피부를 통해 간농양까지 가느다란 관을 넣어 고름을 밖으로 빼내는

‘경피적 배액술’이라는 시술이었습니다.

시술 후에는 배액관이 몸 밖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간에서 빠져나오는 액을 작은 용기에 받아 매일 얼마나 나오는지를 확인했습니다.

하루하루 그 작은 용기에 나오는 양을 보면서

치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지켜봤습니다.

 

정상 간 ·

간농양 · 배액관 시술 그림

※ 간농양과 배액관 시술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 설명용 이미지입니다.

경피적 배액술이란?

화농성 간농양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생제 치료와 함께 피부를 통해 배액관을 농양 안으로 넣어 고름을 빼내는 경피적 배액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농양의 위치와 크기, 개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받은 치료는 수술이 아니라 바로 이 배액관 시술이었습니다.

4. 몸이 너무 많이 빠졌습니다

병을 앓는 동안 몸도 많이 빠졌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이 제 모습을 보고 너무 야위었다며 걱정할 정도였습니다.

아프기 전에는 평범하게 생활하던 사람이었는데 병원 생활이 길어지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습니다.

먹는 것도 쉽지 않았고 몸에 힘이 없으니 평범하게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건강할 때는 병원에 누워 있는 환자의 마음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제가 직접 환자가 되고 나서야 하루하루가 얼마나 길고 힘든지를 알게 됐습니다.

5. 중환자실을 두 번이나 오갔습니다

제 상태가 얼마나 좋지 않았느냐 하면 중환자실을 두 번이나 오갔습니다.

일반 병실에 있다가 상태가 나빠져 중환자실로 가고, 다시 조금 좋아져 일반 병실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의료진으로부터 패혈증까지 왔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하루하루 치료받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정말 위험한 상황을 지나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간농양은 상태가 심해지면 전신의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6. 간농양은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제가 겪은 증상이 모든 간농양 환자에게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알려진 증상으로는 발열과 오한, 상복부 통증, 메스꺼움이나 구토, 기운 없음 등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기나 몸살, 위장 문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만 보고 스스로 간농양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평소와 다른 심한 오한이나 고열이 계속되고, 기운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그냥 버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7. 혈액검사와 초음파를 더 일찍 해봤더라면

제 경우에는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받고 CT를 찍은 뒤 간농양을 확인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간농양이 의심될 때 혈액검사를 하면 백혈구나 CRP 같은 염증 수치의 이상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혈액검사만으로 간농양을 확진하는 것은 아니고, 간에 실제로 농양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복부 초음파나 CT 같은 영상검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가 가능한 가까운 내과에서도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를 통해 이상 소견을 확인하고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간농양을 살펴보는 복부 초음파 예시 이미지

※ 실제 제 검사 사진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초음파 예시 이미지입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포클레인으로 막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검사를 하면 돈이 듭니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와 여러 사정을 생각해 검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고, 환자는 의사가 먼저 검사를 권하지 않으면 “이 정도 증상에 검사를 해봐야 하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저도 먼저 “혈액검사라도 한번 해보면 안 됩니까?”
“복부 초음파를 한번 해볼 필요는 없습니까?” 라고 물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당시 의료진이 왜 어떤 검사를 선택했는지는 제가 알 수 없습니다. 누구를 탓하려고 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이런 큰 병을 겪고 나서 느낀 것은 하나입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포클레인으로 막았다.”

몇 만 원의 검사비도 당장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평소와 확실하게 다르고 증상이 계속된다면 환자도 의사에게 필요한 검사가 없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국 119를 타고 병원에 가서 CT를 찍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 배액관 시술을 받고, 중환자실을 두 번 오가고 패혈증까지 겪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조금 더 일찍 이상을 발견했다면 어땠을까?

8.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아내였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 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병원을 알아보고, 옆에서 지켜보고, 필요한 것을 챙기느라 아내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아픈 것만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건강을 되찾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 아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큰 병을 한번 겪고 나니 건강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가족을 바라보는 마음도 달라졌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내에게 참 고맙습니다.

9. 큰 병을 겪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조금 아프면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버티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간농양을 겪고, 배액관 시술을 받고, 중환자실과 패혈증까지 경험한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가 평소와 확실히 다를 때 무조건 참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열이 나고 배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간농양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정확한 원인은 의료진의 진찰과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10. 평범한 하루가 이렇게 감사한 줄 몰랐습니다

간농양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도 무서웠지만 나중에 패혈증까지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더 놀랐습니다.

중환자실을 두 번이나 오가고, 간농양에 배액관을 넣는 시술을 받고, 몸 밖으로 연결된 관을 통해 빠져나오는

양을 매일 작은 용기로 확인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평범하게 밥을 먹고 걸어 다니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끝으로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박종호 선생님 감사합니다.

건강할 때는 당연했던 일상이
아프고 나면 가장 간절한 일이 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를 겁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처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나중에 큰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분에게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제가 직접 겪은 간농양 치료 경험을 기록한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간농양의 증상과 치료 과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증상이 있다고 해서 스스로 진단하지 마시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