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동전을 세는 장모님, 치매가 걱정되었습니다
단순한 건망증일까요, 아니면 가족이 먼저 알아차린 인지기능 변화일까요? 제가 요즘 장모님을 보면서 걱정하게 된 일을 계기로 치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요즘 장모님을 보면 마음이 쓰입니다.
예전과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억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밤새 동전을 세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연세가 드셔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가 어려웠습니다.
가족이 보기에는 분명 예전과 달라진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 모습을 보면서 “혹시 치매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가지 행동만 보고 “치매가 맞다”라고 단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은 인지기능 변화와 함께 나타날 수도 있지만, 불면이나 불안, 우울, 복용하는 약이나 다른 건강문제 등 여러 원인과도 관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는 변화가 있습니다
치매라고 하면 흔히 사람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심한 상태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훨씬 작은 변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반복한다.
- 방금 들은 이야기를 다시 묻는다.
-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자주 잊는다.
- 날짜나 시간에 자주 혼동이 생긴다.
- 돈 계산이나 공과금 관리가 예전보다 어려워진다.
- 익숙했던 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 성격이나 행동이 예전과 달라진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가끔 이름이 바로 생각나지 않거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반복되고 돈 관리, 약 복용, 약속, 외출 같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면 단순한 노화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2. 밤새 동전을 세는 행동, 치매 증상일까요?
제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장모님이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밤새 동전을 세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이런 행동을 보면 치매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복적인 행동이나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모습은 일부 치매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지만, 불안·우울·수면문제·약물의 영향이나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해야 할 일은 “이것은 치매 증상이다”라고 결론부터 내리는 것이 아니라 언제부터 이런 행동이 시작됐는지, 다른 기억력 변화도 함께 나타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들은 걱정하는데 정작 본인은 “나는 괜찮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부 치매 환자에게는 자신의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병식 부족(anosognosia, 아노소그노시아) 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일부러 모르는 척하거나 가족에게 고집을 부리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왜 그것도 기억 못 하세요?”
“분명 이상한데 왜 인정을 안 하세요?”
“치매가 맞는 것 같은데 왜 병원에 안 가세요?”
이런 말은 오히려 상대방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가족과의 갈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4. 병원에 가기 싫어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치매 검사받으러 가자”는 말 자체가 어르신에게는 큰 두려움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치매라는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건강과 기억력을 한번 확인해 보자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잠을 잘 못 주무시는 것 같으니 건강검진 한번 받아봐요.”
“혈압이나 혈당 확인하듯 기억력도 한번 확인해 보면 좋겠어요.”
“큰 병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상태가 어떤지 한번 알아보자는 거예요.”
자녀의 말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평소 신뢰하는 의사나 가까운 가족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가까운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인지기능 검사와 상담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5. 치매처럼 보여도 다른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꼭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행동이 달라졌다고 해서 모두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치매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 우울증이나 심한 불안
- 수면 부족과 불면
- 일부 약물의 부작용
- 갑상선 기능 이상
- 비타민 부족
- 감염이나 몸 상태의 급격한 변화
- 그 밖의 신경계 질환
이 가운데에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거나 조절하면 인지기능이 좋아질 수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끼리 치매라고 결론을 내리기보다 의료진의 평가를 통해 원인을 구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6. 갑자기 심하게 달라졌다면 더 빨리 확인해야 합니다
치매는 보통 서서히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며칠 사이 갑자기 심하게 혼란스러워지거나, 사람과
장소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행동이 크게 달라졌다면 단순히 “치매가 갑자기 심해졌나 보다” 하고 기다리면 안 됩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감염, 탈수, 약물의 영향, 수면 부족, 몸 상태의 급격한 악화뿐 아니라 섬망과 같은 급성 상태와 관련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갑자기 의식이 흐려지거나, 평소와 전혀 다른 말을 하거나, 밤낮이 뒤바뀌고 심하게 불안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이 보기에도 “어제와 오늘이 너무 다르다”고 느껴질 정도라면 치매의 진행이라고 단정하기보다 다른 원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분들이 많지만 정확히는 조금 다릅니다.
치매는 기억력, 판단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상태를 통틀어 말합니다.
그 원인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알츠하이머병이고, 이 밖에도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종류의 치매인지 가족이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8. 치매는 치료할 수 없다고 포기해야 할까요?
치매는 원인과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알츠하이머병을 완전히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는
아직 어렵지만,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과 생활 관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제도 등장했습니다.
모든 치매 환자가 같은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치매의 원인과 단계, 환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전문의가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치매는 어차피 치료가 안 된다”는 생각으로 검사를 미루기보다는 가능하면 이른 시기에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9. 가족이 지금부터 기록해 두면 좋은 것
저도 장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기억에만 의존하지 말고 변화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같은 질문을 얼마나 자주 반복하는지
- 최근 일을 자주 잊는지
- 돈 계산이나 물건 관리가 달라졌는지
- 약 먹는 시간을 자주 잊는지
-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 얼마나 되는지
-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지
- 성격이나 감정 변화가 생겼는지
- 길을 찾거나 익숙한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는지
이런 기록은 가족끼리 상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진료를 받을 때 의료진에게 변화를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0. 장모님을 보면서 제가 느낀 점
예전에는 치매라고 하면 그저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가족의 변화를 지켜보니 기억력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잠자는 시간, 반복되는 행동, 불안감,
돈을 다루는 방식, 가족과 대화하는 모습까지 여러 부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장모님이 잊지 않으려고 밤새 동전을 세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 행동을 보고 바로 “치매다”라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변화가 반복된다면 가족이 외면하지 말고 한번 확인해 드리는 것이 오히려 어르신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괜찮겠지”라고 넘기기보다
가족이 먼저 알아차린 작은 변화를 기록하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며
나이가 들면 누구나 깜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두 번의 실수만 보고 치매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억력과 행동의 변화가 반복되고, 예전에는 잘하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 역시 장모님을 지켜보면서 치매를 두려워하기만 하기보다는 정확히 알고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먼저 알아차린 작은 변화가 어르신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가족이 실제로 겪고 있는 경험과 일반적인 치매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특정인의 치매 여부를 진단하는 내용이 아니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기억력 저하, 반복 행동, 수면 변화, 성격이나 행동 변화가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의료기관 또는 치매안심센터의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보건복지부 치매 관련 안내
치매안심센터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 NIA)
'건강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변비여, 안녕! (0) | 2026.08.14 |
|---|---|
| 가족력,아들과 손주가 걱정됩니다. (0) | 2026.08.14 |
| 전국 명의 탐방 6탄 (0) | 2026.08.13 |
| 전국 명의 탐방 5탄 (0) | 2026.08.13 |
| 전국 명의 탐방 4탄 (0) | 2026.08.13 |